4년제 자연과학대학 학사 학위를 받고 군 복무를 마치기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다.
초등학생 ~ 대학교 2학년까지 학점이나 인간관계, 앞으로의 삶에 대해서는 전혀 계획하지 않았다.
소비습관도 형편 없었다.
게임이나 전자기기에 수천만원을 썼고 일부 회수하기는 했지만 단지 허영심에 빠져있었다.
대학교 3학년이 된 이후 좋은 교수님들과 상담을 거쳐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현실적으로 고민하게되었다.
그렇게 3~4학년동안 재이수 등을 거쳐 학점을 만회했고 공부하는 방법도 조금은 터득했다.
군대에 가기 두려웠고 취업이 어렵다는 이유로 대학원 입시 준비를하면서 학부 연구생 생활을 했다.
하지만 업무강도, 책임감, 마음가짐 등이 많이 부족했고,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이후 변리사 시험을 준비하게 되었고 군 입대 후 변리사 시험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했다.
그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지, 그리고 성공해야 한다는 집념으로 공부했다.
하지만 1차 시험에서 아쉬운 결과를 얻었고, 여러가지 근거를 종합해본 결과 변리사 시험 준비는 적합하지 않다고 결론짓게 되었다.
금전적인 부담, 높은 경쟁강도, 불확실성 등이 그 이유였다.
이후 우연히 주식시장에 흥미를 갖게 되었고, 직접투자와 기업분석, 여러 책과 매체등을 통해 정보를 수집해가면서
증권사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여러가지 역량이 필요했지만 우선 회계, 기업분석, 산업분석, 거시경제 분석 등을 공부했고
투자에 적용하면서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군 복무 중 금융투자분석사 자격을 취득했고,
CFA Lv 1 과정을 준비하면서 밸류에이션과 기술적 분석, 재무제표 분석, 기업가치평가 등의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행복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고 있었다.
현재 나의 총 자산에 비해 다소 무리한 투자를 이어갔고, 강세장에서는 투자아이디어가 대부분 수익으로 이어졌으나
매수/매도 시점을 잘 잡지 못하거나 과도한 확신과 잘못된 믿음때문에 좋은 투자 기회를 놓치고 또 손실을 보기도 했다.
그리고 증권사 리서치 업무는 내가 생각한 이상과는 많은 괴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리서치센터는 증권사 내 비용부서로, 이해관계 상충 문제 때문에 쉽게 매도 의견을 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리고 근무강도도 정말 혹독했고, 내가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서 좋은 성과를 거둔다는 보장이 없었다.
기업의 주가에 미치는 변수는 실적, 성장성, 인수합병, 뉴스, 대내외 변수 등 무수히 많았고
이러한 시장에서 초과수익을 지속적으로 내거나 기업에 대한 인사이트가 계속 적중할 확률도 매우 낮다는 것을 깨달았다.
금융 시장은 인간과 프로그램이 참여하는 시장이다.
2년간의 투자 경험에서 얻은 결론은 투자에 절대 확실한 것은 없으며,
주가는 항상 비이성적 과열과 급락을 거듭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주주, 대주주, 직원 입장에서 이해 상충으로 인해 좋은 기업이라는 기준은 완전히 다를 수 있고,
좋은 기업이라고 생각했더라도 나쁜 주식이 되는 경우도 수도없이 겪었다.
그동안 FOMO에 시달리며 마치 지금 투자를 하지 않으면 가처분 소득이 급감할 것이고 뒤쳐질 것이라는 강박에 힘들어했다.
하지만 약세장을 맞이하게 되면서, 이러한 생각은 틀렸다고 느꼈다.
그동안의 투자 기간에 정말 많은 시간을 쏟아붓고 무수히 많은 매매를 했지만
그 과정에서 얻은 것은 건강 악화, 불안감, 초조함, 후회 등이었다.
행복하기 위해 무조건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는 생각속에 시달렸다.
하지만 오히려 투자성과는 투자한 시간에 비해 그렇게 좋지 않았고 차라리 그 시간에 영어공부나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했다면 훨씬 후회가 덜했을 것이다.
결국 그동안의 삶에 대해서 전면 재검토하게되었다.
프로그래밍에 대해 막연히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이 있었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자료를 수집한 결과
지속적으로 학습하는 것을 좋아하고, 컴퓨터를 다루는 것을 좋아하며, IT산업의 성장성 등의 요소를 검토해볼 때
프로그래밍을 배워서 취업하고 꾸준히 커리어를 쌓아나가는 편이 더 낫다는 판단을 내리게 되었다.
물론 금융투자에 있어서도 완전히 등을 돌려선 안 된다.
앞으로 인건비 상승, 원자재 가격 상승, 에너지 가격 상승 등의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며,
장기적 관점에서 자산을 꾸준히 늘려나가는 것도 분명 중요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매크로 변수, 뉴스, 정보, 증권사 리포트 등을 읽고 공부한다고 해서 지속적인 초과수익을 거두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고싶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매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게 될 수도 있으며, 그 시간에 여행을 다니거나, 휴식하거나, 나의 커리어를 향상시키는 일들을 할 수 있었다는 기회비용을 생각해보면
젊은 나이에 투자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옳지 않을 수 있다.
아직 20대 중반의 나이이고, 나의 시간이 지니는 가치를 생각해볼 때 금융투자에는 최소한의 시간만을 투자하고
나머지 시간에 프로그래밍 공부를 하면서 취업을 준비하여 고정적인 현금흐름 창출능력을 얻고 취업 이후로도 실무 지식, 새로운 기술등에 대한 지식들을 지속적으로 쌓아 나가면서 개발자로서의 나의 능력을 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프로그래밍을 약 1년여간 본격적으로 배우면서
티스토리와 깃허브에 프로그래머 취업을 위한 자료들을 정리해서 꾸준히 업로드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많은 시도를 했고 그러한 시간들이 낭비로 느껴지면서 후회하기도 했으나,
결국 다양한 시도를 하는 과정에서 인생의 수수료를 지불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능력있는 개발자가 되고, 지금보다 훨씬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계속해서 나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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